정통 중국요리를 직접 내 손으로...
(중국의 요리학원 탐방)
최근 한국은 눈이 너무 많이 내렸다지요? 한 겨울에 내리는 첫 눈은 가슴을 설레이게 하지만, 너무 많이 내린 폭설은 사람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많은 피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일 년 중에서 가장 해가 짧다는 동지(冬至)인 오늘, 북경은 의외로 내리쪼이는 따사로운 햇살이 그 동안의 추위를 한 풀 꺾어 놓았답니다. 마치 초봄의 추위 속에서 가물가물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어제와 다른 약한 입김만 뿜어낼 정도였지요. 아무튼 때 아닌 봄기운을 잠시 느껴본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얼마 전, 아는 지인(知人)의 도움으로 취재를 하게 된 북경의 어느 요리학원에 대해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블로그 안주인도 예전부터 중국요리에 관심이 많아 요리를 배울 수 있는 학원을 알아보기도 하였답니다. 물론 마음만 앞서 정식으로 배울 기회는 놓치고, 아는 중국 분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수시로 중국의 "찌아창차이(家常菜 - 일반 가정식 요리)" 정도만 익히고 있답니다.
중국 요리는 그야말로 각 지방의 다양한 재료와 기술을 사용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가지 수도 정말 엄청나게 많답니다. 게다가 풍토와 기후 특색이 다른 각 지역의 식재료와 음식 문화 등을 논하자면, 그야말로 "중국 요리학" 이라는 학문을 만들 수 있을 정도랍니다. 아무튼 중국 요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중국에서 요리를 정식으로 배워보시는 것도 좋을 듯 싶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요리 학원은 정식 명칭이 "베이징 이친 즈예페이쉰 쉐시아오(北京藝沁職業培訓學校 - 북경예심직업훈련학교)" 랍니다.
위치는 북경의 "안쩐치아오(安貞橋)" 지역 "쑤닝띠엔치(蘇寧電器)" 전자제품 할인매장 뒤편의 아파트 단지 내에 있답니다. 매우 다양한 요리 과정과 시간대가 마련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자신의 스케줄에 맞추어 학원을 등록할 수 있답니다.
요리 과정을 이수하면 당연히 수료증이 수여되고, 원하는 사람은 일 년에 4번 계절마다 열리는 요리사 자격증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답니다. 특히, 최근에는 대장금과 한류의 열풍을 타고 한국 요리(특히 김치와 불고기)에 대한 관심과 호응도가 높아 한국 요리 과정도 개설하였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 요리에 정통한 중국 분이 가르치시지만, 때때로 이 학원에 다니시는 한국 분의 특별지도도 요청하신답니다.
이 외에도 중국 각 지방의 대표적인 정통 요리는 물론, "시찬(西餐 - 양식)", 일식, "미엔디엔(面点 - 제빵제과)", "미엔쑤(面塑 - 밀가루 공예)", "탕이(糖藝 - 설탕 공예)", "스띠아오(食雕 - 음식 조각)", "티아오지우(調酒 - 칵테일 등 양주 제작)" 등 정말 다양한 요리 과정이 개설되어 있답니다. 그야말로 요리 분야의 종합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답니다.
그럼, 이 요리 학원의 입맛 도는 요리 수업을 한 번 들어 볼까요?
"베이징 이친 즈예페이쉰 쉐시아오(北京藝沁職業培訓學校 - 북경예심직업훈련학교)" 의 원장이신 "멍슈앙(孟爽 - 맹상)" 선생님이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계시네요.
이 분은 요리 경력이 이미 20년 가까이 되시는 중국 요리 전문의 베테랑이시랍니다. 게다가 수업도 재미있고 알기 쉽게 진행하셔서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이분의 경력을 살펴보면, 벌써 10년 전에 열린 상해 국제 "펑런따싸이(烹飪大賽 - 요리대회)" 에서 금상까지 수상을 하였고, 최근에는 각종 요리 대회의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가를 하신다고 하네요.
예를 들면, 북경 텔레비젼 방송(B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빠팡스셩(八方食聖 - 한국의 '맛대맛'과 비슷한 요리 경연 대회)"이라는 프로그램에도 심사위원의 자격으로 출연하셨다고도 합니다. 아울러 여러 권의 요리 관련 책도 출간 하셨다지요. 아무튼 팔방 미남(?) 입니다. 하하~~
잠시 후면, 이 분의 요리 수업을 방청(傍聽)하실 수 있습니다.
요리 학원의 깨끗한 복도.
취업을 목표로 한 요리 학원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다양한 취업 관련 슬로건이 걸려 있네요. 대체로 "기술을 배양하여 취업에 도전하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답니다.
학생 실습실 중의 하나입니다.
이 외에도 요리 과정에 따라 다양한 실습실과 강의실이 마련되어 있지요. 학교 수업은 선생님의 강의(오후)와 학생들의 실습(다음 날 오전)으로 짜여져 있답니다. 물론, 실습 후 만들어진 음식은 본인이 다 먹어야겠지요. 하하~
선생님의 요리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입니다.
이론을 병행할 수 있는 칠판과 실습용 조리대, 그리고 갖가지 양념들이 준비되어 있지요. 한 가지 더, 중국 요리의 특성상 기름과 강한 불을 많이 이용하는 관계로 천장에 커다란 환풍기가 달려 있답니다.
원장 선생님의 수업에 앞서, 준비된 재료들을 한번 보시고 오늘은 무슨 요리를 배우게 될까 추측해 보세요.
요리 과정 중의 필수도구인 도마와 칼, 행주, 프라이팬 등등...
참고로 요리 학원을 등록하게 되면, 먼저 2주일 정도는 "따오파(刀法 - 칼질하는 법)"와 "판꿔(飜鍋 - 프라이팬이나 솥을 뒤집는 동작으로, 중국 요리의 필수 동작이랍니다)" 를 배운다고 하네요. 어떤 요리 학원에서는 체육수업처럼 운동장에 나가 "판꿔" 동작을 연습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러한 "판꿔" 동작은 상당한 체력과 기술을 요구한답니다. 솥의 무게도 상당히 무거울 뿐만 아니라, 뜨거운 솥을 한 손으로 든 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아무튼 기본을 중요시하여 이러한 수업이 상당한 시간을 차지한다고 하네요.
준비된 갖가지 신선한 재료들.
다른 요리에서도 그렇겠지만, 중국 요리 역시 색과 맛, 영양이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되어야 한답니다.
선생님의 요리 수업을 듣기 위해 빽빽이 강의실을 채운 학생들.
그런데 앞 줄 맨 끝의 학생은 수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잠이 들었네요. 요리 수업에서도 조는 학생이 있네요. 하하~
이번 수업의 숨은 공로자인 원장 선생님의 수석 조교.
나름대로 진지하게 수업을 보조하고, 신선한 재료들을 추위에도 마다않고 미리 준비해 놓는답니다. 그래서 양 볼이 빨갛게 달아있네요.
자~ 그럼, 이제 원장 선생님의 스페셜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거기 조는 학생 빨리 일어나세요! 하하~~
실기에 앞서 먼저 이론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의 요리는 "르스샤오즈(日式燒汁 - 일식 구이 소스)" 를 활용한 두 가지 요리입니다.
하나는 "밍훠샤오즈(明火燒汁)" 즉, 구이 소스를 이용하여 양념해 익힌 요리를 랩으로 싼 후, 그 위에 알코올을 뿌려 불을 붙인 음식입니다. 아마도 시각적인 효과와 음식이 식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티에반샤오즈(鐵板燒汁)" 즉, 구이 소스를 이용하여 양념한 요리를 불에 달군 철판에 올려놓아 다시 익힌 음식이지요.
기억하기 힘드신 분은 칠판을 보고 빨리 공책에 필기하도록 하세요.
이론 강의로 지루해진 학생들에게 한 바탕 웃음을 선사하시는 선생님.
정말 유머 감각도 만점이셔~
자~ 양념은 손끝 맛!
닭고기에 적당량의 물, 계란과 전분을 넣어 맛이 배어들도록 잘 버무려 줍니다.
전분을 왜 넣을까요?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고, 담백한 양념의 맛을 배가시켜주기 위함이지요. 침대만 과학이 아닙니다. 음식도 과학이랍니다. 하하~~
상당히 고난도의 "칼 솜씨" 를 선보이시는 선생님의 손동작.
사진은 정지된 화면이라 그저 그렇게 보이지만, 사실은 상당한 속도감과 정교한 기술이 느껴진답니다.
이제 제자가 나와서 자연스레 웃으며 선생님의 손동작을 따라 합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듯이, 제자의 칼솜씨가 스승보다 더 나은 것 같네요.
잘 다듬어진 재료들이 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먼저, 기름에 지글지글 닭고기와 다른 재료들을 익혀 냅니다.
바로, "밍훠샤오즈(明火燒汁)" 즉, 구이 소스를 이용하여 양념해 익힌 요리를 쿠킹 호일로 싼 후, 그 위에 알코올을 뿌려 불을 붙인 음식입니다.
어때요? 먹음직스럽지 않나요?
이번에는 "티에반샤오즈(鐵板燒汁)" 즉, 구이 소스를 이용하여 양념한 요리를 달군 철판에 올려놓아 다시 익힌 음식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선생님의 이러한 동작이 바로 "판꿔(飜鍋 - 프라이팬이나 솥을 뒤집는 동작으로, 중국 요리의 필수 동작이랍니다)" 동작이지요.
돼지고기와 은행 그리고 "타이깐(苔干 - 채소의 하나인 것 같은데, 한국에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네요. 이끼를 일컫는 선태 식물의 하나라고 합니다)" 등이 들어간 요리로, 철판 요리에는 양파가 찰떡궁합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의 완성된 요리를 당연히 시식해 봐야겠지요.
나도 한 젓가락~ 정말 그 맛이 일품입니다. 그런데 왜 내가 하면 맛이 없는 걸까요?
끝으로 요리 학원의 커리큘럼 내용과 수업료 일람표입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참고하세요. 특히, 이 요리 학원에서는 한국 분들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외국 학생들이 수강을 하고 있답니다. 게다가 한국에서 중국 요리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나 현직 중화요리사 분들께서도 연수를 위해 다녀가시기도 한답니다.
아울러 우리 블로그 부부의 촬영에 많은 도움을 주신 지인(知人)과 취재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으신 원장 선생님을 비롯한 학원 관계자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중국 요리의 세계는 정말 무궁무진하답니다.
여러분은 오늘 이렇게 방대하고 심오한 중국 요리의 길로 첫 발을 내딛은 셈입니다. 앞으로 이 길을 좀 더 자세하게 안내하는 역할을 중국의 요리학원에 맡겨 보시는 것은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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