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스크랩] 지금 또다시 자연주의 인테리어가 유행 중

보보스진 2006. 1. 24. 23:01
지속되는 경제 불황으로 우울한 소식들이 연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사회가 어두울수록 사람들은 밝고 안정적인 삶을 동경한다. 문명 속에서 무뎌진 본성을 자연의 상태로 돌려놓고 싶어하는 이 반동의 욕망을 다스리는 데 자연만한 치유책은 없을 듯하다. 그래서 지금 또다시 자연주의 인테리어가 유행 중이다.



유혹적인 문명 생활을 포기하고 버몬트 주의 숲속으로 들어가 자급자족의 생활을 한 니어링 부부(부인 헬렌 니어링은 『소박한 밥상』이란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는 주변에 널린 돌로 집을 짓고 살았다. 자연은 폭력적인 세상에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살 수 있게 한다며 그들은 사회 접촉 못지 않게 자연과의 접촉 방법을 중요하게 여겼다. 이처럼 돌, 나무, 흙 등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소재를 집안에 들여오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본성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분노가 감소되고 자제력이 증진된다.
자연 소재 마감재엔 인간에겐 어떠한 해로움도 없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더니, 한때 촌스럽게만 느껴지던 밝은 원목 컬러의 무늬목 마감이 이제는 멋져 보인다. 그중 오크 무늬목은 결이 생생해 나무의 향이 온몸 구석구석으로 살뜰히 퍼지는 것 같다. 의자·씨에스타, 서브 테이블·이씨엘라




그린과 브라운은 자연을 대표하는 색이다. 김선재 원장의 정신과적인 해석을 덧붙이자면 이러한 자연의 컬러는 풀밭에서 뛰놀던 소풍의 기억,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던 농촌의 기억 등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당시의 좋았던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한다. 이러한 연상 작용은 실제 신체에도 영향을 미쳐 뇌파와 심박수의 변화를 가져온다. charles&ray eames의 의자는 얼핏 보기에 플라스틱 소재 같지만 앉으면 따뜻한 나무의 질감이 좋은 내추럴 가구이다. 톱밥가루를 집진하여 형태를 잡고 내추럴 컬러를 다양하게 입힌 것. 나뭇결을 그대로 살리기보다는 이처럼 인공적인 요소를 첨가하는 것이 2004년 자연주의의 또 다른 특징이다. 화병, 전망좋은 방, 테이블 위 액자 이씨엘라.
 
일명 자살다리라 불리던 템스 강의 다리를 녹색으로 바꿨더니 자살률이 34%나 떨어졌다는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녹색은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 브라운은 신경과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주고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스트레스 해소, 눈의 피로 회복, 정신 집중, 휴식, 상실감 극복, 긴장 완화, 갈증 해소, 에너지 소비 억제, 자극 억제 등을 돕는다. 녹색은 간을 좋게 만든다.




식물은 건강에 유익한 피톤치드(phytoncide)를 방출하고 대기오염 물질을 흡착하여 공기를 정화하며 온도와도 습도를 조절한다. 이렇듯 실내에 녹색 식물을 들이는 것은 마음의 안정뿐 아니라 실제 건강에 이로움까지 준다. 정원의 시인, 헤르만 헤세는 눈과 머리가 심하게 아플 때 정원 일과 숯 굽는 일을 했다. 그는 그의 저서 『정원일의 즐거움』을 통해 이 일은 몸 상태를 바꾸고 긴장을 풀어주었을 뿐 아니라, 명상에 잠기고 환상의 실을 잣고 정신을 집중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고 고백했다.

좁은 공간이 밀집되어 있는 아파트에서는 사람의 공격성이 증가할 수 있는데 녹색 식물을 두면 포근함과 부드러움 등을 느끼게 해 공격성을 누그러뜨린다. 또한 분노가 감소되고 자제력이 증진된다.
가정용 제품 등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 등의 화학물질을 제거하여 궁극적으로 건강에 이로움을 준다.

내추럴한 공간을 염두에 두다 보면 한결같이 그린만을 고집하는데, 오히려 자연스럽지 못하다. 자연에 어디 나무만 있는가. 분홍색 꽃도 있고, 파란 하늘도 새도 있는 것이 자연이다. 화분, 새장, 꽃병을 집안 곳곳에 두는 것보다 한 곳에 몰아 비밀의 화원 같은 분위기로 만드는 것이 훨씬 효과적. 덩굴 벽지·세왕장식, 새장·시에스타.




팜트리 신경정신과의 김선재 원장은 그림은 오감을 작동하는 요소로 예를 들어 꽃 그림은 아름다움과 휴식, 향기 등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고 믿는 것이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적인 소재, 자연친화적인 소재의 표현, 즉 나뭇결을 그대로 살리기보다는 나무 무늬를 응용한 과장된 패턴이나 기하학적 무늬 역시 차이는 있지만 실제 집안에 나무와 꽃을 들여놓은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곡선에서 오는 부드러움은 사람의 마음을 유연하게 만든다.
심신의 안정으로 긴장과 스트레스가 풀린다.

사진 속 벽지는 꽃을 단순화한 안정적인 패턴. 최근 자연주의 패턴의 또 하나의 특징은 유기적 디자인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 소재를 둥글게 처리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크게 유행했던 젠 스타일을 떠올려보자. 극도로 절제된 형태의 직선형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가구에선 각이 사라졌다. 패턴도 조형물도 모두 둥글게 둥글게 변해가고 있는 것. 패턴 벽지는 LG벽지.




씨에스타의 이정화 이사는 집은 현관문을 들어서는 순간, 복적거렸던 문 밖의 그 모든 것을 깨끗이 잊어버릴 수 있는 릴렉스한 공간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소파에만 앉아야 한다는 것은 일종의 구속이며, 소파가 있는 거실 바닥에 뒹굴거릴 수 있는 방만한 공간이야말로 자연주의 요소라고. 소재의 경향만으로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인 자연주의까지 추구하고 있는 것.
 
명상에 잠기고 정신을 집중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궁극적으로 싱싱하고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표현하게 된다.
몸 상태를 바꾸고 긴장을 풀어준다. 보는 집에서 사람이 사는 집이 되는 것.

2004년 자연주의는 보다 편안하고 자연스런 분위기를 원하고 있다. 독자적인 서재 공간을 선보였던 것에서 집안 어디에서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것. 책도 세워서 꽂기보다 읽다가 둔 느낌으로 척척 쌓아올리는 걸 좋아한다. 공간엔 쿠션이 많아지고, 소파와 의자는 깊고 낮아졌다. 원형 테이블과 의자 모두 디테일 제품, 화이트 카페드는 한일카페트.




빛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실내는 자연이다. 빛으로 충만된 집안은 넘치는 물건으로 꽉 채우지 말 것을 당부한다. TV와 컴퓨터를 끄면 사방이 조용해진다. 이 고요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가. 가족의 얼굴이 보이고 여유가 생긴다. 여유가 생긴 시간엔 음악이 들어오고, 책을 들추게 된다. 자연으로 담백해진 삶은 지성을 팔팔하게 일깨운다. 이렇게 심리적인 자연주의는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세상을 갖게 된다는 무소유 철학과 맞닿아 있다.

자연광은 사람의 마음을 명랑하게 한다. 사람의 활동과 작업의 능률을 촉진시킨다. 야간의 가로등 밝기를 높이면 범죄 발생이 줄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영국 브레인 박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학급 내 조명을 자연광과 비슷하게 바꿨더니 아이들이 병으로 결석하는 비율이 65%나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숙면을 위한 침실 역시 심리적인 자연주의 인테리어의 한 요소. 침구는 거즈만큼 부드러워졌고, 패브릭 소재만을 고집하던 커튼 자리엔 우드 블라인드가 자리를 잡았다. 순수한 자연 소재인 광목으로 만든 캐노피는 따뜻한 어머니의 품과 같은 태고적 본능으로 돌아가 편안함을 제공한다. 침대·씨에스타.
 
출처 : 행복이 가득한 집꾸미기
글쓴이 : 김현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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