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에 관하여....

[스크랩] 눈으로 마시는 국화차 찻잔 속에 노란 꽃송이가 피어나네

보보스진 2006. 2. 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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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국화밭
경북 안동 봉정사. 현존하는 목조 건물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락전(고려 중기·12~13세기) 보러 오는 답사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그런데 요즘, 봉정사를 더욱 향기로운 나들이 코스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국화차다. 봉정사 주변, 1만 여평에 달하는 꽃밭에는 지금 노란 국화가 절정이다. 봉정사 돈수 스님이 지역 농가에 전수했다는 국화차를 음미하기 위해 떠나 보자.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을 나와 34번 국도(안동방면)를 타고 5분 정도 달리면 천등산 봉정사로 가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좌회전 해서 역시 5분쯤 가다 보면 서후면. ‘황국’차를 만드는 ‘보화다원’이 오른쪽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다. 국화밭 향기가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보화다원의 국화꽃 물결에서 눈을 돌려 다시 조금 더 가보면, 태장 삼거리와 만나고 양쪽 길섶으로 황홀한 국화 밭이 펼쳐지는데 이곳은 ‘금국’차를 만드는 ‘남탑산방’이다. 봉정사에 들른 김에 이곳 귀일 스님의 기와, 그림 전시장 ‘여화루’에 들려보자. 전시장 한 편 차실 ‘만휴’에서는 그윽한 국화차 한 잔에 물러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잠시나마 깊이 느껴볼 수 있다.

유리다관에 부은 따뜻한 물에서 피어나는 국화 송이를 보노라면 가슴 깊이 숨겨 둔 작은 기쁨들이 다시 살아나와 구슬처럼 이어진다. 단청무늬 차 받침에 국화 한 송이 띄운 유리 찻잔을 들여다보노라면 세월에 켜켜이 쌓인 시름도 쉬이 잊어지는 듯 하다.

만휴 차실 옆 언덕을 넘으면 안동 봉정사 국화차의 대부라 할 수 있는 돈수 스님의 ‘가을 신선’ 국화밭이 한 골짜기를 메우고 있다. 꽃을 따는 여인네들의 손길은 바쁘고 고랑 마다 황금빛 풍요의 계절, 가을이 영근다. 봉정사 주변 국화밭에서는 직접 국화꽃을 수확하는 체험도 할 수 있고 무료 시음도 가능해 넉넉한 인심이 느껴진다.

향, 색, 맛의 균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국화차를 우리려면 먼저 다관에 1인 기준으로 국화꽃 서너 송이를 넣고 100°C의 뜨거운 물을 부어 첫물은 바로 헹궈낸다. 두 번째부터 1분 정도 우려 잔에 따라 마시면 되는데 5~6차례 우려내도 맛과 향이 여전하다.

국화차를 마실 때 유리 다관 등 투명한 용기를 사용하면 노란 꽃송이가 피어나는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어 차 한 잔이 주는 기쁨이 더욱 커진다.

자세한 여행 문의는 안동 시청 문화관광과(054-851-6393)로 하면 된다.


끝없이 펼쳐진 노란 국화꽃의 바다. 돈수 스님의 ‘가을 신선’ 국화밭.

출처 : 靑 畵 茶 軒
글쓴이 : 청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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