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스크랩] 아메리칸 클래식으로 꾸민 27평 아파트

보보스진 2006. 1. 19. 17:05
아메리칸 클래식으로 꾸민 27평 아파트
언뜻 보면 전혀 신혼집 같지 않은 이 아파트에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클래식하고 중후한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을 고집하는, 취향이 확실한 스물아홉 살 젊은 집주인의 아파트에는 27평대의 고정관념을 깨는 멋진 다이닝룸이 들어섰고, 주방은 맞벌이의 라이프 패턴을 반영해 축소지향형으로 변신했다.

▶미리 구입한 가구에 맞춘 인테리어 콘셉트
아메리칸 클래식 스타일로 꾸민 신혼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일원동의 27평 아파트. 보통의 젊은 부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모던하게 신혼집을 꾸민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신혼집은 꽤나 독특한 축이었다. 조용하고 낮은 아파트 단지, 창밖으로 나무가 우거진 주택 같은 1층 아파트. 아니나 다를까, 여느 젊은 부부들과는 달리 전원적이고 클래식한 분위기의 집을 선호해 일부러 주택 같은 1층 아파트를 찾아 다녔단다. 더욱더 재미있는 사실은, 가구에 관심이 많던 부인이 미국 유학 시절 결혼하면 쓰려고 미리 구입해온 클래식한 이튼 알렌 가구에 어울릴 수 있도록 인테리어 방향을 잡았다는 것. 인테리어 시공이 끝나면 그에 맞는 가구를 구입해서 배치하는 보통의 과정과는 달라도 한참 다른 이 아파트의 시공 이야기는 그 도입부부터 참 신선했다.
그녀가 이튼 알렌에서 가구를 구입해온 이유는 여러 가지 소파 모양과 수백 가지의 패브릭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취향대로 맞출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튼 알렌에서도 해마다 공급하는 패브릭이 한정되어 있는 데다 마음에 쏙 들었던 화려한 카키색 플라워 패브릭을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구체적인 결혼 계획도 없는데도 일찌감치 3인용 플라워 패브릭 소파와 이를 톤 다운시켜줄 수 있는 자주색 2인용 소파, 그리고 1인용 가죽 암체어, 테이블 등을 구입해와 친정집에 보관해놓았던 것. 여기에 결혼 전 같은 시리즈의 6인용 식탁과 침대, 화장대 등을 한국의 이튼 알렌에서 발견하곤 추가로 구입했다.
결국 아파트의 인테리어 시공은 이 가구에 어울리게 콘셉트를 정하는 것으로 흘러갔다. 6인용 식탁을 좁은 27평 아파트에 어떻게 들여놓느냐가 개조의 결정적인 포인트. 또, 차분하고 어두운 가구를 좋아해 결정한 진한 체리목 가구가 분위기를 너무 무겁게 하지 않기 위해 집 안 전체 분위기는 밝고 경쾌하게 가기로 했으며, 거실에 갤러리 창을 설치한 것도 가구와 잘 어울리는 밝고 전원적인 주택 같은 느낌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1 원래 주방 다용도실이었던 공간이 변신한 미니 주방. 미니 주방 입구를 몰딩 처리해 다이닝 공간과는 분리되는 느낌을 주었다. 필요한 만큼 수납장을 짜 넣어 공간 활용을 잘 하고 있다. 남편도, 부모님들도 모두 좋아하는 공간.
2 미니 주방의 한 칸짜리 개수대. 작은 주방임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어 참 잘 했다고 생각되는 부분. 싱크대 앞으로 창을 내 요리나 설거지를 하면서 나무가 있는 창밖 풍경을 볼 수 있다.
3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싱크대가 보이지 않아 대형 평형의 독립된 다이닝룸처럼 보인다. 냉장고와 수납장 앞으로 길게 바닥 타일을 깔아 다이닝룸과 분리되는 느낌을 주었다.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독특한 주방
집주인이 6인용 식탁을 고집한 이유는 따로 있다. 흔히 주방 한 귀퉁이 벽에 식탁을 붙여놓곤 하는데, 그렇게 싱크대 앞 ‘부엌’에서 식사를 하는 건 싫었다. 가끔씩 여유가 되면 저녁이나 주말 아침은 집에서 요리를 해 근사하게 예쁜 그릇과 식기들을 세팅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남편과 식사를 했으면 하는 게 그녀의 바람이었다. 그래서 식탁을 놓아둘 독립적인 다이닝 공간이 필요했고, 주방이 좁은 탓에 방 하나를 다이닝룸으로까지 쓰려 했다고.
그러던 중 부엌 옆에 있는 뒷베란다의 다용도실을 터서 미니 주방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엌 설계는 6인용 식탁이 들어가기 위한 다이닝룸 공간 확보를 위해 대폭 조정에 들어갔다. 식탁이 놓일 공간을 최대한 독립적인 다이닝룸으로 만들기 위해 개수대와 조리대를 잡다한 주방 살림살이를 보관하던 다용도실로 모두 빼내 미니 주방을 만들었고, 원래의 부엌은 대형 평형의 아파트에서나 있을 법한 다이닝룸이 되었다.
맞벌이라 요리를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원룸에서나 볼 수 있는 개수대 한 칸짜리의 미니 주방은 전혀 불편함이 없으며, 수납장도 효율적으로 잘 짜 넣어 수많은 식기 세트들도 모두 수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근사한 다이닝룸이 나와 아주 만족스럽다는 것이 집주인의 이야기다.
1 거실에서 바라본 서재. 서재 구석에 둔 가죽 암체어 역시 미국에서 사온 이튼 알렌 제품. 메인 조명 없이 등을 바닥에 내려놓고 쓰니 더없이 아늑한 서재가 만들어졌다.
2 다이닝룸에서 바라본 현관과 거실. 소형 평형의 아파트는 현관 가벽을 일부러 철거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아늑함을 강조하기 위해 현관에 몰딩 거울을 단 가벽을 세워 거실 공간과 분리시켰다. 거울 맞은편 벽은 구두가 많은 집주인을 배려해 벽 전체를 신발장으로 짜 넣었다.
3 거실 소파 맞은편의 이미테이션 벽난로. 거실 벽지가 모노톤이므로 시선을 모아주는 포인트 벽지 역할을 해준다. 집 안 전체에 몰딩을 넣으면 자칫 무거워질 수 있으므로 벽난로 위나 거실 갤러리 창, 주방 입구 등에 부분적으로 아메리칸 클래식 풍에 어울리는 몰딩을 시공했다. 벽난로 윗부분의 클래식한 몰딩은 이 집만의 고유한 문장이 될 수 있도록 시공팀이 따로 제작한 것.
▶공간마다 예사롭지 않은 스타일
이 집은 모든 공간이 예사롭게 지나칠 수 없지만 다이닝룸만큼이나 눈에 띄는 공간은 바로 서재다. 드레스룸이 따로 있어 기존에 있던 붙박이장을 철거하면서 벽만 남겨두고 망치로 두들겨 자연스러운 느낌의 파티션 벽을 만들었으며, 하얀 벽에는 멋스러운 나무 그림도 그려 넣었다. 그런다음 책상 선반과 책장을 짜 넣은 후 서재를 휴식과 명상의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 밝은 중앙등을 달지 않고 부분 조명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거실 역시 주택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확장된 베란다에 화이트 프렌치 도어를 설치하고, 패브릭 대신 우드 블라인드를 달았다. 거실 소파 맞은편의 TV장도 이미테이션 벽난로로 만들어 아늑한 느낌을 준 것이 돋보이는 점 중 하나.
침실은 역시 집 전체의 분위기처럼 아주 아늑한 느낌이다. 침실에는 흔히 붙박이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부부는 붙박이장만큼 공간을 낭비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침실은 침대와 콘솔만 남기고 대신 드레스룸에 맞춤 장을 짜 넣어 옷 입고 화장하는 모든 단계를 드레스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아메리칸 클래식’이라는 이 집의 콘셉트는 젊은 세대가 시도하기 힘든 흔치 않은 콘셉트이지만, 확고한 주관과 취향을 가진 집주인과 클라이언트의 요청을 무리 없이 현실화시킨 시공 팀 덕분에 멋스럽고 고급스럽게 각각의 공간 속에 녹아들게 되었다. 남들이 하는 대로, 유행 따라 인테리어를 하지 않고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잘 반영한 집을 만난다는 것은 역시 즐거운 일이다.
1 일부러 시공팀에게 아침에도 햇살이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한 침실. 레이스커튼과 메인커튼 2겹으로, 커튼을 치면 남향인데도 빛이 완전히 차단되어 차분하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클래식한 공간에 잘 어울리는 이 높은 침대 역시 먼저 구입한 가구와 같은 라인으로 구입한 것.
2 침대 옆 벽에 놓은 콘솔. 보통 화장대로 쓰는 것이지만 침실에 화장품을 두면 지저분해져 드레스룸에 실질적인 화장대를 따로 두고 쓴다.
3 욕실이 좁은데다 욕조 사용도 거의 안할 것 같아 욕조를 없애고 해바라기 샤워 부스를 설치한 욕실. 욕실 한쪽 벽의 타일은 주방 타일과 비슷한 톤으로 골라 통일감을 주었다.
출처 : 행복이 가득한 집꾸미기
글쓴이 : dstb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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